기획특집 이 영 주 이사 / ㈜브릿지웨어 (산업자동화 전문 교육기관 OTT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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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 26-07-16 15:29본문
최근 제조업계의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다. 생성형 AI, 디지털 트윈, 자율 제조, 예지보전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소개되며 기업들의 AI 도입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제조 현장에서 AI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추진하는 기업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통된 질문에 부딪힌다.
“그래서, AI로 무엇을 해야 하지?”
대부분의 제조 기업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PLC는 설비를 제어하고, SCADA는 공정을 모니터링하며, MES는 생산 정보를 관리한다. 현장 설비에서는 매일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으며, 이를 저장·관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와 Historian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생성형 AI’ 활용을 검토하며 LLM, 벡터 데이터베이스 등 새로운 기술 도입에도 나서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AI를 적용하기 위한 기반이 충분히 갖춰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AI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하면 예상과는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출발점은 데이터다. 데이터는 이미 존재한다. 문제는 데이터가 너무 다양한 형태로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는 PLC, SCADA, Historian, MES 등 여러 시스템에 분산되어 있으며, 각 시스템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저장·관리한다. 설비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이를 하나의 통합된 정보 체계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동일한 설비를 나타내는 데이터조차 시스템마다 서로 다른 이름과 구조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이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AI는 그렇지 않다. 결국 AI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의미와 맥락(Context)이 정의된 데이터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AI 모델을 선택하기 전에 먼저 고민해야 할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AI는 어떤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가?”
STEP 1. Connectivity
– AI 이전에 연결이 먼저
AI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어야 한다. 제조 현장에는 PLC·SCADA·Historian·MES·ERP 등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각 시스템은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제조 설비의 핵심 제어 장치인 PLC만 보더라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서로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SCADA·Historian·MES·데이터베이스 등 상위 시스템은 각 PLC의 통신 방식을 개별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는 시스템 간 데이터 연계와 통합의 복잡성을 높이는 주요인이 된다.
과거에는 설비와 시스템을 Point-to-Point 방식으로 연결해 왔다.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될 때마다 별도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야 했으며, 그 결과 통신 구조의 복잡성 증가·유지보수 부담 확대·보안 관리의 어려움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AI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이러한 문제는 더욱 커진다. AI는 생산·품질·설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데이터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OPC UA다. OPC UA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설비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일관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AI 시대의 첫 번째 과제는 어떤 AI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다. 데이터를 자유롭게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STEP 2. Data
– 저장되지 않는 데이터는 자산이 아니다
Connectivity 단계를 통해 설비 데이터가 흐르기 시작했다면, 다음 단계는 데이터의 저장(Data)이다. 데이터는 생성되는 순간보다 축적되고 관리될 때 더 큰 가치를 갖는다. 제조 현장에서는 온도, 압력, 유량, 전류, 진동, 생산량 등 다양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그러나 데이터를 단순히 조회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인 분석과 지속적인 개선 활동에 활용하기 어렵다. 데이터는 체계적으로 저장·관리되어야 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되어야 한다.
제조 현장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베이스는 크게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와 시계열 데이터베이스(TSDB)로 구분할 수 있다. AI 활용을 위해서는 이 두 데이터베이스의 역할을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Historian 또는 Real-Time Database(RTDB)로도 알려진 시계열 데이터베이스(TSDB)는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저장하고 조회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RDB는 생산 실적, LOT 정보, 품질 검사 결과, 작업 이력 등 업무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관리하는 데 적합하다.
많은 제조 기업은 AI 프로젝트를 검토할 때 AI 모델이나 분석 도구를 먼저 고민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얼마나 오랜 기간 축적하고,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는가이다. AI는 축적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발견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결국 저장되지 않은 데이터는 분석할 수 없고, 분석되지 않은 데이터는 기업의 자산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Data 단계의 핵심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활용을 위해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이다.

STEP 3. Information
– AI는 데이터가 아니라 의미를 원한다
데이터가 저장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AI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장된 데이터는 의미를 가진 정보(Information)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데이터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도, 압력, 유량, 전류와 같은 수치 데이터를 떠올린다. 그러나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설비 정보, 생산 정보, 품질 정보, 작업 이력, 알람 정보, 운영 매뉴얼 등도 모두 데이터의 중요한 범주에 포함된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에 ‘72.5’라는 값이 저장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값만으로는 온도인지 압력인지, 어느 설비에서 생성된 값인지 알 수 없다. 사람조차 데이터의 의미를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 ‘Line1.Pump01.BearingTemperature = 72.5℃’와 같이 표현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설비, 위치, 측정 대상, 단위와 같은 맥락(Context)이 포함된 정보가 된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AI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는 있지만 데이터의 의미를 스스로 정의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단순한 Data가 아니라 의미와 맥락이 정의된 Information이어야 한다. 제조 현장에서는 동일한 설비를 나타내는 데이터조차 시스템마다 서로 다른 이름과 구조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 5와 같이 동일한 펌프 유량 데이터라도 시스템마다 서로 다른 태그명과 데이터 구조로 관리될 수 있다. 사람은 이를 동일한 의미의 데이터로 해석할 수 있지만, AI는 그렇지 않다. AI에게는 서로 다른 데이터로 인식될 뿐이다.
최근에는 OPC UA Information Model, ISA-95 기반 Asset Model, Unified Namespace(UNS)와 같은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데이터를 단순한 값이 아니라 설비와 공정의 의미와 관계를 포함한 정보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그러나 Information 계층을 구축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태그 표준화, 설비 계층 구조 정의, 데이터 모델 설계, 정보 관리 체계 수립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N3uron과 같은 산업용 DataOps 플랫폼을 활용해 이러한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N3uron은 OPC UA· MQTT·SQL Database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연결하고 Asset Model 기반의 데이터 구조를 구성함으로써, 데이터를 Information 계층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결국 AI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어떤 AI 모델을 선택했는가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이해 가능한 구조로 정리했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에 담긴 의미를 활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STEP 4. Analysis & Prediction – AI의 시작
많은 기업은 AI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AI는 데이터 활용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 가깝다. Connectivity 단계에서 데이터를 연결하고, Data 단계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며, Information 단계에서 데이터에 의미와 맥락을 부여한 이후에야 비로소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계에서는 생성형 AI, 예지보전,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AI 활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설비 이상 징후 분석, 품질 예측, 에너지 최적화, 운영 매뉴얼 검색, 생산 보고서 자동 생성 등 AI의 적용 범위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AI의 성능은 결국 입력되는 데이터의 품질에 좌우된다. 의미가 정의되지 않은 데이터,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데이터, 서로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는 AI가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반대로 표준화된 데이터 구조와 충분한 이력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은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AI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제조 현장에는 실시간 데이터, Historian 데이터, 업무 데이터베이스, 운영 문서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가 존재한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이러한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외부 시스템과 AI 모델을 연결하는 표준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단순한 문서 검색을 넘어 실시간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의 정보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결국 AI는 데이터를 대신 만들어 주거나 정리해 주는 기술이 아니다. AI는 준비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통찰과 예측을 도출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AI 프로젝트의 성패는 어떤 AI 모델을 선택했는가보다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준비했는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STEP 5. Security
–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는 가치가 없다
Connectivity를 통해 데이터를 연결하고, Data 단계에서 저장하며, Information 단계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AI를 통해 분석과 예측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는 Security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생산, 품질, 에너지, 설비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데이터가 생성되고 전달되며 저장되는 전 과정에서 신뢰성과 보안이 확보되어야 한다.
최근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OT와 IT의 연결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공장 내부에만 존재하던 데이터가 이제는 MES, ERP, Cloud, AI 플랫폼 등 다양한 시스템과 연결되고 있다.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보안 위협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는 입력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생성한다. 잘못된 데이터는 잘못된 분석으로 이어지고,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는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일수록 데이터의 무결성(Integrity), 기밀성(Confidentiality), 가용성(Availability)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OPC UA가 인증(Authentication), 암호화(Encryption), 권한 관리(Authorization) 등 보안 기능을 기본 구조에 포함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데이터 활용의 시작이 연결이라면, 데이터 활용의 완성은 신뢰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제조 데이터 활용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Connectivity → Data → Information → Feature Data
Connectivity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Data 단계에서는 이를 저장한다. 이후 Information 단계에서는 데이터에 의미와 맥락을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목적에 맞게 가공된 Feature Data를 생성한다.
결국 AI 프로젝트의 성패는 알고리즘 성능보다 데이터의 품질과 준비 수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말하는 디지털 퀄리티(Digital Quality)란 바로 이러한 데이터의 연결, 저장, 의미 정의, 활용 구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AI는 데이터를 단순히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데이터에 담긴 의미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yj@bridgew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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